24 김원조(4)감꽃의기억

2024 0523
<시가 있는 아침>
감꽃의 기억
김 원 조
어릴 적을 불러오는
감쪽개와 짚나라미
이 두 낱말 아시나요
들으신 적 있으신가
나무에선 감꽃이고
떨어지면 감쪽개라
이름하나 바꿔지고
떨어진 꽃 주워 모아
짚나라미 끼워갖고
줄에 달아 말리어서
마르며는 입에 넣지
씹을것은 없었지만
맛있게도 먹었지요
먹거리가 귀하였던
그세월의 간식놀이
감쪽개를 주워와서
짚나라미 끼워말려
먹어봤던 어린이가
여든 해를 지났는데
감꽃에서 기억불러
어 리 디 어린날의
감꽃 줍던 밝은 날이
눈안에서 그려지고
두 낱말이 살아나네
감쪽개 와 짚나라미 !
김원조 시인의 '감쪽개와 짚나라미'를 읽으며, 어린 시절의 추억과 그리움이 강하게 느껴졌습니다. 시인은 감꽃을 통해 어린 시절의 놀이와 간식을 떠올리며, 당시의 소중한 기억을 되살리고 있습니다. '감쪽개'와 '짚나라미'라는 단어는 아마도 이제는 잘 사용되지 않는 옛말일 것입니다. 이러한 단어들을 통해 시인은 당시의 풍경과 문화를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감꽃이 떨어지면 '감쪽개'라고 불리고, 이를 주워 '짚나라미'에 끼워 말려서 먹었던 추억은 먹거리가 귀하던 시절의 아이들만이 알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일 것입니다. 시인은 이 경험을 통해 당시의 간식 놀이와 그리운 시절을 생생하게 떠올리며, 여든 해가 지난 지금도 여전히 그 기억이 선명하게 남아 있음을 전합니다.
특히, 시의 마지막 부분에서 '감꽃에서 기억 불러 / 어 리 디 어린날의 / 감꽃 줍던 밝은 날이 / 눈안에서 그려지고'라는 구절은 시인이 어린 시절의 기억을 눈앞에 그리듯이 생생하게 떠올리고 있음을 표현합니다. 이는 단순한 과거의 회상이 아니라, 지금도 여전히 마음속 깊이 남아 있는 소중한 기억임을 나타냅니다.
시를 읽으며, 저 역시도 저마다의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작은 것 하나에도 큰 기쁨을 느꼈던 어린 시절의 순수한 마음과, 그 시절의 소박한 놀이와 간식들이 주는 따뜻함이 느껴집니다. 김원조 시인의 '감꽃'은 단순한 추억의 나열을 넘어서, 그 시절의 감성과 정서를 고스란히 전해주는 아름다운 시입니다.

2024 0422
하 늘 재 일 기
김원조 시
이천 팔년 사월 오일
문경 가는 첫째 버스
옆 자리엔 민 교장님
문경 읍내 국밥 집서
국밥 그릇 비우 고요
택시 타고 어느 동네
봄 햇살은 뒷 꼭지에
뚜벅 뚜벅 발 옮긴다
인적 더문 산골 도로
보이는 건 숲과 꽃들
건너 뵈는 몇채 집은
관음리 의 옹기 마을
신라 백제 국경 마을
백제인 의 옹기 마을
도기 토기 명맥 이은
관은리 의 옹기 마을
먼빛 으로 바라 보며
오르막 길 설렁 설렁
포장 도로 끝나는 곳
외딴 가옥 구멍 가게
하늘재 가 어드 메요
바로 여기 하늘 재요
하늘재 라 하늘 재라
진흥 대왕 땅 넓히려
북진 길의 첫번 잿길
이름 붙여 ‘하늘재’라
이름 한번 오래 됐네
경상도 와 충청도 의
줄을 긋는 이 고개라
한발 디뎌 충청도 땅
솔숲 속의 오솔길 을
벗어 나니 미륵사 지
송계 계곡 끝어 머리
다시 걷는 포장 도로
햇볕 비친 도랑가 서
도시락 통 비우고 요
수안보 서 버스 탔다
사월 오일 오늘 놀이
이 세상서 제일 높은
하늘재 를 넘었 구나
하늘 잿길 일기 로다.
이 시는 과거 여행의 추억을 담은 일기 형식의 서정시로, 작가가 경험한 소소한 여행의 순간들을 정겹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시를 읽고 느낀 점과 감상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1.여행의 소박함과 따스함
- 시는 문경으로 향하는 첫 번째 버스와 민 교장님과의 동행으로 시작합니다. 버스를 타고 국밥집에서 식사하고, 택시를 타고 한적한 산골 도로를 걸어가는 모습이 마치 작가의 일상적인 여행을 그대로 따라가는 느낌을 줍니다. 이러한 소박한 여행의 묘사는 일상 속에서 발견하는 따스함과 평온함을 잘 전달합니다.
2.자연과의 교감
- 시에는 봄 햇살, 숲, 꽃, 솔숲 속의 오솔길 등 자연 요소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특히 "봄 햇살은 뒷 꼭지에 / 뚜벅 뚜벅 발 옮긴다"라는 구절은 햇살을 느끼며 천천히 걸어가는 여행자의 여유로운 모습을 잘 표현합니다. 자연과 함께하는 여행의 즐거움과 평화로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3.역사와 전통에 대한 경의
- 하늘재를 묘사하면서 신라와 백제의 역사적인 배경을 언급합니다. "진흥 대왕 땅 넓히려 / 북진 길의 첫번 잿길"과 같은 구절은 하늘재가 단순한 고개가 아니라 역사적인 의미를 지닌 장소임을 상기시킵니다. 이러한 역사적인 배경은 여행에 깊이를 더하고, 독자로 하여금 그곳의 전통과 유산을 생각하게 만듭니다.
4.여행의 성취감
- 시의 마지막 부분에서 "사월 오일 오늘 놀이 / 이 세상서 제일 높은 / 하늘재를 넘었구나"라고 표현하며, 하늘재를 넘은 성취감을 강조합니다. 여행의 목적지를 달성한 기쁨과 뿌듯함이 묻어납니다. 이는 독자에게도 여행의 기쁨과 성취감을 간접적으로 느끼게 합니다.
5. 일상 속 작은 기쁨의 중요성
- 시 전체에 걸쳐 특별하지 않지만 소중한 일상의 순간들이 잘 묘사되어 있습니다. 국밥을 먹고, 도시락을 비우고, 버스를 타는 일상적인 행위들이 여행 속에서 특별한 순간으로 다가옵니다. 이는 독자로 하여금 일상 속 작은 기쁨의 중요성을 다시금 생각하게 합니다.
감상
이 시를 통해 작가가 경험한 소소한 여행의 순간들을 따라가며, 일상 속에서 발견하는 따뜻함과 평온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자연과 역사와의 교감을 통해 여행의 깊이와 의미를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특히, 일상의 작은 순간들이 주는 기쁨과 성취감을 통해 삶의 소중함을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시의 간결한 표현 속에 담긴 풍부한 감정과 경험은 독자로 하여금 작가와 함께 여행을 떠나는 듯한 감동을 주었습니다.

하늘재는
문경시와 충주시를 잇는 고개다. 고구려와 백제의 영토 분쟁 역사가 전해오는 오랜 역사의 옛길로, '하늘재'는 계립령 중 미륵리 절터에서 문경으로 넘어가는 고개의 이름이다. 2008년 12월 26일 대한민국의 명승 제49호로 지정되었다
개요
계립령은 "삼국사기J에 신라 아달라왕 3년(156년) 에 길이 열렸다고 기록되어 있으며 고구려와 백제의 영토 분쟁 역사가 전해오는 오랜 역사의 옛길로, '하늘재'는 계립령 중 미륵리 절터에서 문경으로 넘어가는 고개의 이름이다.
옛길을 따라 형성되어 있는 작은 계곡과 주변에 펼쳐지는 월악산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옛길의 정취를 더해주는 역사적, 경관적 가치가 큰 명승지이며, 백두대간의 일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