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사범

하만복칼럼

고향길 2021. 1. 8. 13:18

喜壽(희수·77세)의 퇴직- 허만복(경남교육삼락회장)

 

퇴직후 경남교육삼락회 회장으로 봉직하던 진사19기 허만복 친구가 8년간의 삼락회장직을  2020.12.30자로 퇴직하게 되었다. 그동안 친구들에게 삼락회에서 발행하던 삼락회지를 보내주기도 하였는데 무료한 친구들의 애독하던 신문이기도 하였다.

이제 친구의 나이가 78세가 되면서 삼락회장에서 물러나 아쉬움을 더하게 되었다.

입력 : 2020-12-29

사람들은 누구나 직장생활을 하다가 일정한 나이가 되면 퇴직을 하고 흔히 말하는 제2의 인생을 살게 된다. 제2 인생을 미리 준비하는 알뜰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계획도 없이 갑자기 직장을 퇴직하여 얼떨떨한 맘으로 1, 2년을 정신없이 보내는 사람들도 있는데 필자의 지인은 62세에 교직을 정년퇴직하고 쉴 틈 없이 대학강사와 퇴직교원의 단체에 가입하여 10여년 동안 봉사하다가 올 연말에 희수(77세)에 두 번째 퇴직을 하게 된다. 교직과 관련된 직장에서 60년 가까운 긴 세월 동안 인연을 맺어온 셈이다.

지인은 희수까지 직장이 있다는 자긍심으로 매일 깨끗한 몸가짐을 하고 정해진 시간에 출퇴근하는 모습이 70대 후반답지 않게 당당해 보였다.

그는 하루하루가 행복하다는 생각으로 생활해 왔다고 한다. 같은 아파트에 사는 친구들이 60년 가까운 직장생활이 지겹지 않으냐고 위로 겸 비아냥거림도 해보았지만 마음을 비우고 봉사한다는 신념으로 정신·신체건강을 지켜올 수 있어 감사하게 생각한다는 말에 많은 것을 느꼈다.

희수의 퇴직을 축하하기 위해 ‘꼰대’ 몇명이 평소 잘 찾던 선술집에 모였다. 꼰대들은 40년 넘게 공직생활을 했지만 이날은 지인 ‘갈전선생’이 퇴직 후 희수까지 교육과 관련된 직장생활을 하고 두 번째 퇴직을 기리는 자리라 상기된 모습으로 모였다.

갈전선생의 퇴직 일성이 교육을 60년 가까이 두드려 보고 고민해 보았지만 두 번째 퇴직하는 지금까지 교육의 정답과 올바른 교육 방법을 터득하지 못했다며 다시 태어나도 올바른 교육의 방법을 해결하기 어렵겠다는 말에 공감을 했다.

갈전선생은 소주 몇 잔의 힘을 빌려 갑자기 언성을 높여 학생을 직접 교육하는 사람은 선생님인데 교육을 정치인 또는 행정가가 좌지우지하는 나라가 되어서 되겠느냐고 열을 올리며 바르게 되려면 선생님들을 격려하며 연수하고 혁신을 해야지 지시나 공문으로 교육하려는 교육부 관료나 행정기관은 차라리 없는 것이 낫지 않느냐는 반문에 무언의 박수로 화답을 했다.

평소 테스형이라고 불리우는 꾀짜 무진선생께 덕담 한마디 부탁했더니 사람들은 나이들면 추하게 늙어서는 안되며 죽을 때까지 우아하고 기품있게 살고 그 비결은 첫째 건강함과 둘째 사랑과 일, 셋째 만남과 소통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늙어 가면서 분수에 넘치는 노탐은 미련없이 버리고 봉사하며 넓고 선한 맘으로 살아야 미수(88세) 이상 살 수 있다고 열을 올렸다.

지나간 쥐띠해는 코로나19가 온 세계를 파죽지세로 만들어 놓았지만 다가오는 흰소띠 해 신축년에는 황소같이 힘찬 희망과 욕심없이 즐겁게 살자며 최희준의 노래 ‘하숙생-인생은 나그네길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느냐’ 제창으로 모임을 마감했다.

허만복(경남교육삼락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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