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사범

25 1984.4.24 그날

고향길 2025. 3. 25. 08:38

25 0325

창원 이임수 친구의 빼다지 속에서 나온 한 장의 사진

창원 이임수 친구가 보내온 자료

창원 이임수 친구에게

친구여, 참으로 반가운 소식이오.
친구가 소중한 사진을 발견하고 복사까지 해 보내주었네요., 그 정성이 고맙기 그지없소.

60여 년의 세월이 한 장의 사진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생각하니, 그 시절의 젊은 얼굴들이 어른거리고, 함께했던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는구려.

입학하던 날의 설렘, 4.19와 5.16의 격변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던 학창 시절, 첫 발령을 받아 교단에 섰던 그날의 떨림, 그리고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걸어온 긴 세월들… 참으로 많은 일들이 있었소.

젊은 시절에는 마냥 멀게만 느껴졌던 정년퇴임이 어느덧 지나고, 코로나 같은 큰 고비도 넘어 오늘에 이르렀으니, 우리 모두 용케도 잘 버텨왔소이다.

부산 번개 모임 이후 근래에 합천과 창원에서 자리를 가진것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못 만난 친구들이 점점 희미해지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도 드는구려. 그래도 이렇게 소식 전하며 서로를 기억하려 애쓰니, 마음만은 여전히 그 시절 그대로인 듯하오.

친구여, 이제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건강이오. 서로 아프지도 말고, 다치지도 말고, 괜한 성냄으로 마음 다치게 하지도 말고, 그저 평안히 지내다가 다시 만나는 그날, 환한 얼굴로 반갑게 맞이할 수 있기를 바라오.

부디 안녕히, 그리고 건강하게!